경완
논리철학논고 - 비트겐슈타인 본문
말할 수 없는 것에 관해서는 침묵해야 합니다.
비트겐슈타인은 위의 결론을 전달하기 위해 '논리철학논고'를 작성했습니다. 그는 현실에 대해 말하는 언어만이 '말할 수 있는 것'을 말하고 있다고 보았고, 머릿 속으로 실재하는 현실의 그림이 대응되지 않는다면 그것에 대해서는 침묵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또한, 언어 그 자체에서 이미 보여지고 있는 표현 형식을 다시 언어로 표현하려는 행위 또한 불가능하다고 보았습니다. (참고 자료 : https://www.youtube.com/watch?v=wNyv84wu_xM&t=609s)
이해를 돕기 위한 예시를 가져왔습니다. "바나나는 색이 노랗다." 라는 문장을 말할 때, 머릿 속으로 그려지는 그림에 집중해보시기 바랍니다. 바로 장면이 상상되지 않나요? 이 명제는 읽는 순간 참과 거짓이 결정되며, 대응되는 현실의 그림이 그려지기 때문에 "말할 수 있는" 명제입니다. 우리가 이 장면을 바로 상상할 수 있는 이유는, 또한 우리가 대응하는 현실을 직접 경험 해 보았기 때문입니다.
이번에는 "존재란 무엇인가?" 라는 물음을 던져보도록 합시다. 대응하는 현실의 그림이 그려지시나요? 우리는 이 명제에 대한 실재를 상상할 수 없습니다. 이 물음이 논리에 의해 결정될 수 있는 명제였다면, 그것은 이미 질문을 던짐과 동시에 결정되었어야 합니다. 반면 우리는 대응하는 현실의 그림을 그릴 수도, 이 명제를 직접 경험해본 적도, 즉시 결론을 내릴수도 없습니다. 만약 논리에 의해 결정되어야 할 문제에 논리가 아닌 세계에 대한 경험이 요구된다면, 그것은 잘못된 길에 들어서 있음을 보여 주는 것입니다.
"존재란 무엇인가?" 에 대한 해답은 세상 밖에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침묵해야 합니다. 마치 그림을 통해 그림의 구조를 설명할 수 없는 것 처럼, 우리는 세계의 내부를 표현하는 언어로 세계의 외부, 혹은 세계의 구조를 표현할 수 없습니다. 그것들은 그 자체로 보여지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다만 바라보아야 할 뿐입니다.
*세계란 언어로 표현할 수 있는 세계, 즉 우리가 경험했거나 경험할 수 있고, 언어로써 표현할 수 있는 것들입니다. 우리는 경험을 통해 세계의 범위를 확장시킬 수도 있습니다.
생각의 크기를 제한해야 하는 이유
논리철학논고를 굳이 이해할 필요는 없습니다. 저의 목적은 여러분으로 하여금 한 가지 질문에 대한 생각에 잠기도록 유도하는 것입니다. 생각의 크기를 제한한다는 것은 무엇일까요? 생각이 생각을 낳고 정답이 정해지지 않은 문제들에 대해서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지금 이 질문에는 대답해야 할까요?
비트겐슈타인에 따르면, 침묵해야 합니다. 하지만 저는 답을 내려야 하는 문제라고 보았습니다. 스스로 결정해야 합니다. 참과 거짓에 대해 논할 수는 없지만, 결정할 수는 있습니다. 저에게는 저만의 답이 있고 여러분은 여러분만의 답을 결정해볼 수 있습니다. 이 글의 결론을 미리 말씀 드리겠습니다. 진실은 선택되는 것입니다. 말할 수 없는 것에 관해서는 그 답을 스스로 결정해야 합니다.
무한히 미뤄지는 의사결정
답이 없는 질문에 답을 내리려는 행위는 고통스럽습니다. 이 고통을 증명이라도 하듯, 세상에는 매일 같이 윤리, 도덕, 환경, 신에 대해 싸우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어째선지 문제는 도통 해결될 기미조차 보이지 않습니다. 그래서 환경을 보호하는 것이 옳은 선택인가요? 신이 존재한다고 믿는 것이 옳은 선택인가요? 모두가 동의한다면 그것은 진실인가요?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어디까지가 거짓인가요?
비트겐슈타인이 말했듯, 답은 우리가 닿을 수 없는 곳에 있습니다. 아무리 싸우고, 논리가 뛰어나다고 한들 세상 밖에 있는 답을 가져와 증명해 보일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결정할 수 없는 문제가 있다면, 우리가 해야할 것은 과감한 선택입니다. 과감하게 본인만의 답을 내려야 합니다. 나의 세계(경험의 집합체)가 그것이 진실이라고 말한다면 믿으십시오. 언젠가 거짓임이 밝혀진다면, 그때는 당당히 그것을 거짓이라고 주장하십시오. 스스로 믿을 진실에 대해 과감히 선택하고 행해야 합니다.
그럼, 이제 질문을 던져 보겠습니다.
"신은 존재하는가?"
그에 대한 답으로, 우리는 이제 세 가지 선택을 할 수 있습니다.
1. 이에 관해 끊임 없이 고민합니다.
2. 알 수 없으니 침묵합니다.
3. 본인만의 진실을 선택합니다.
말해왔듯이, 어떤 선택이 옳은지는 영원히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저는 주장하려 합니다.
생각의 크기는 제한되어야 합니다. 끊임 없는 고민보다는 과감한 선택 혹은 침묵이 더 나은 선택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이 글이 여러분의 성장에 도움이 되셨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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